2021년 국제학술대회 <팬데믹 시대의 혐오-횡단인문학적 접근> 성료

숙명인문학연구소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단은 국제학술대회 ‘팬데믹 시대의 혐오-횡단인문학적 접근’(2021. 12. 17~18)을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19 특별방역 정책을 준수하여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박인찬 사업단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의 환영사에 이어,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제니퍼 호(Jennifer Ho) 교수의 기조 강연이 있었다. 호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심각해진 아시아계 인종주의 혐오를 비판적으로 살펴보자고 호소했다.



학술대회의 첫날에는 한국, 미국, 독일, 일본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팬데믹이 초래한 혐오 현상에 관해 진지한 논의를 펼쳤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정가영 교수는 초국가적인 시선을 통해 미국 내 반아시아계 혐오 문제를 날카롭게 들여다보고, 아시아계 여성 운동의 실천 사례를 분석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재독 교포인 마틴 현(현종범) 박사는 아시아계 이주민 소수자로서 겪은 인종 혐오의 경험을 증언했다.


소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시월이일, 2021)의 이용덕 작가는 재일교포 3세로 혐한, 혐일로 분열된 사회에서 문학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시했다. 포항공과대 김기흥 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향후 K방역 정책을 보완할 대안을 비판적으로 모색했다. 도쿄대 사카사이 아키토(逆井聡人) 교수는 차별받고 격리된 한센병 환자의 시문학(詩文學)를 분석하고, 이로부터 전염병과 미학-정치적인 쟁점들을 논의했다.


둘째 날에는 3가지 아젠다 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인종과 젠더 혐오를 주제로 포스트인종담론(김경옥 연구교수, 숙명여대), 독일 극우 정당과 이민자 쟁점(김주호 교수, 경상국립대), 온라인 공간에서 반중국 정서의 양상(강태영 대표, 언더스코어) 등이 논의되었다. 노인, 질병, 장애 혐오를 주제로 서울대 손유경 교수가 정보홍수 시대를 사는 노인의 권리를, 유수정 숙명여대 연구교수가 미나마타 공해병과 혐오를, 한국방송통신대 김재형 교수가 한센병자에 대한 낙인의 역사 등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물질과 기계 혐오를 주제로 감염병 시대의 포스트휴먼(박인찬 교수, 숙명여대), 한국 사회의 트랜스휴먼(임소연 연구교수, 숙명여대), 과학기술과 전쟁 폭력(서유진 교수, 연세대) 등이 논의되었다.


팬데믹의 고통과 슬픔을 넘어 사회적 갈등이 치유되기를 희망했던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연인원 백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석하여 혐오 현실의 문제 상황에 대해 상호 공감하고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