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3년 국제학술대회 <포용적 공동체: 다중 위기 시대, 상호의존과 상생의 모색> 성료
숙명인문학연구소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단은 국제학술대회 <포용적 공동체: 다중 위기 시대, 상호의존과 상생의 모색>(12월 16일~17일)을 성황리에 마쳤다.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플러스(HK+)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코로나 팬데믹과 전쟁으로 발생한 지구적 다중 위기 상황에서 혐오와 갈등을 넘어 공감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학술대회의 기조 강연에서는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황정아 교수가 “인류세 시대의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공동체에서 ‘포용성’의 정치적 함의를 논의했다. 최근 인류세의 생태 위기와 관련해서 우리의 국내외 정치 상황은 심각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비인간은 인간 사회에 새롭고도 중요한 정치적 고려 대상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패널 발표에서는 미국, 한국, 일본, 독일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진지한 논의를 펼쳤다. 미국 웨스턴 미시건 대학교 멜리나 맥코믹(Melinda McCormick) 교수는 “포용과 소속감에 대한 고려”에서 개별 사회적 단위의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포용적인 태도가 공동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의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이재준 교수는 “인류세 시대, 인간과 비인간의 포용적 공동체 시론”에서 인류세 위기가 지구 행성의 인간종에게 파국의 정동적 사건으로 경험에 주목했다. 나아가 비인간에 대한 탈인간주의적인 관계를 자각하게 만드는 이 경험적 사실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공동체에 대한 모색을 제안했다. “초고령사회 일본의 포용적 공동체를 향한 노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일본 간세이카쿠인 대학교(関西学院大学) 야마 요시유키(山泰幸) 교수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소규모 마을 커뮤니티에서 일상적으로 흔하게 직면하는 고령자들의 고립 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남성 고령자들의 고립을 막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온 ‘철학카페’의 성과를 소개했다. 독일 아이히슈태트-잉콜슈태트 가톨릭 대학교(Katholische Universität Eichstätt-Ingolstädt)의 크리스티안 호프만(Christian Hofmann) 교수는 “헤겔의 변증법적 전망에서 포용적 공동체를 향한 변형과 교육”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이슬람 이민자 아동의 교육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포용성의 이론적 접근을 소개했다. 특히 타자로서 이민자의 특수성이 헤겔의 변증법을 통해 어떻게 보편적 교육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를 살폈다.
학술대회 둘째 날에는 HK+사업단의 아젠다 연구 분과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인종과 젠더 혐오 연구 세션에서 개인화 시대, 연대의 조건으로서 정서적 공동체(이승훈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서울가정법원의 창립과 "사회재판소"의 탄생에서 인종화 문제(김대현 연구위원, 역사문제연구소), 영화 <크리에이터>에 나타난 인종주의와 비인간 공동체의 허구성(김혜윤 교수, 한성대학교) 등이 논의되었고, 노인, 질병, 장애 혐오 연구 세션에서는 돌봄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현실 돌봄의 문제(박승억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몸-마음’ 퍼포먼스 공연에서 분석된 장애의 미학정치(양근애 교수, 명지대학교), 사법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이 처한 중층적 차별(유기훈 의사, 서울대학교)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물질과 기계 혐오 세션에서는 커스틴 존슨의 다큐멘터리 작품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에서 매체의 관점으로부터 관찰된 치매와 신체 변형에 대한 시선(정현규 교수, 숙명여자대학교)이 논의되었고, 의학 담론에 국한되었던 면역 개념이 팬데믹 이후 인간 취약성의 사회적 담론을 위한 주요 개념으로 제시되었다(황임경 교수, 제주대학교). 나아가 해양 환경 단체에서 관찰되는 인간-비인간 공동체의 의미생산 과정(김지혜 교수, 이화여자대학교)이 사례조사와 함께 논의되었다.
지구적인 다중 위기의 현실은 위기에 대한 상호교차적이며 초국가적인, 나아가 탈인간주의적인 시각을 요청한다. ‘포용적인 공동체’는 이러한 요청에 대응하는 상호의존성과 상생을 위한 공동체의 밑그림으로 제시되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열띤 논의를 통해 혐오 너머 인간의 공존,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2. 학술지 《횡단인문학》 15호 발간 및 KCI 등재후보학술지 선정
숙명인문학연구소 학술지 《횡단인문학》 15호가 지난 10월 31일에 발간되었다. 15호 특집 주제는 〈혐오 너머, 공동체의 불/가능성〉으로 2023년 6월 16일에 개최된 숙명인문학연구소 HK+사업 제10회 정기학술대회 ‘혐오 너머, 공동체의 불/가능성’에서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편성한 것이다.
15호 기획특집 논문으로는 김정희원(애리조나주립대)의 '폭력과 억압의 시대, 공동체의 재건은 가능한가', 예지숙(숙명여대)의 '공감의 역사학, 디지털 역사학의 가능성 모색: 조선총독부 행려사망인 광고 자료의 활용을 중심으로', 안민화(동의대)의 '비교의 공동체: 어떻게 한국영화와 일본영화는 동시대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수록되었고, 그 외에 한국문화교육, 미학, 일본 현대문학, 서지학 분야 연구 등 총 9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아울러 지난달인 12월 8일(금) 한국연구재단 2023년도 학술지평가 결과가 발표되었고, 《횡단인문학》이 97.48점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아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후보학술지로 선정되었다.
현재 《횡단인문학》 16호 원고 모집 중이며, 2월 29일 발간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