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 속의 혐오와 공감 리터러시

연사: 심재웅 교수(숙명여대 미디어학부)


이번 발표에서는 유튜브 중심의 개인방송에서 급증하고 있는 혐오콘텐츠의 현황, 원인,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함께 모색해보았다. 개인방송은 기존 전문가 중심의 방송제작과는 달리 방송내용이나 전달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제작자의 창의력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상업성과 접목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혐오와 연결시키는 상황에서 혐오콘텐츠가 범람하고 표현 방식은 더욱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결국 개인방송은 혐오비즈니스가 확산되는 진원지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개인방송 속의 혐오콘텐츠에는 거짓과 선동에 근거한 프로파가다 전략이 주로 사용되며, 피해자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개인의 행동이 아니라 집단 자체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드는 부정적인 양상이 보인다.


이와 함께 혐오콘텐츠가 확산되고 증폭되는 데에는 디지털 기술이 가진 알고리즘과 필터버블, Stopping Cues 부재, 중독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다양한 기술적 속성들이 기저에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개인방송의 혐오콘텐츠는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디지털 기술의 속성과 함께 혐오의 상업적 가치를 최대한 이용하는 의도적이며 비윤리적인 행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넘쳐나는 혐오콘텐츠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혐오표현에 대한 법적/제도적 규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대안에 대한 모색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이 발표에서는 그 대안으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제안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디지털 미디어에 접근하고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며 창조해낼 수 있는 21세기 디지털 시민의 필수역량이라 정의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스스로 올바르게 정보를 취하고 이용하며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그러한 측면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실천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어떻게 이용하고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전무한 가운데 영유아기부터 유해한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혐오콘텐츠가 생산되는 맥락과 의도를 파악하고, 개인방송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이며 윤리적으로 표현하며, 윤리와 규범에 대한 의식을 토대로 타인과 소통하는 역량을 통해 혐오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관련 기관들이 노력해야 하며 필요한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VR 기술을 적용한 혐오표현에 대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함으로써 누구나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PC 또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혐오에 대한 체험 또는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Renee Hobbs 교수가 추진하고 있는 Mind Over Media라는 프로젝트를 토대로 사람들이 혐오적이라고 생각하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을 한 곳에 자유롭게 게재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타인이 인식하는 혐오를 다양하게 공유하고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