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술연구총서 출간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사업단의 학술연구총서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 『인간 이후』가 12월 31일 출간되었다. 포스트휴머니즘의 현대적 중요성은 패권적 인식론의 한계, 대멸종, 기후변화, 인간중심주의의 위기와 맞물려 부각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1960년대, 백인 남성 중심의 휴머니즘을 해체하는 것에서 출발했으며,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논의되었다. 2025년 현재 포스트휴머니즘은 서구 지식 체계의 편협성에 저항하고 인간 이후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영문학·미디어학과 교수 셰릴 빈트를 포함한 17명의 저자들이 전통적 인문학의 경계를 넘어 인간이 가진 특권적 지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박인찬 인문학연구소 소장의 번역으로 출간될 이 책은 '인간 이후'를 표방하고 ‘포스트’의 중의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21세기 문화, 이론, 그리고 비평의 공간들을 모색해 나간다.
2. 제4회 국제학술대회 <공존을 위한 공감의 개념과 실제> 성료
숙명인문학연구소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단은 12월 13일(금), 14일(토) 이틀간 '공존을 위한 공감의 개념과 실제'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백주년기념관 신한은행 홀에서 열렸으며 온라인에서도 동시 진행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와 극우주의가 확산하면서 민족 갈등과 인종차별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는 혐오에 대한 인문학적 대응으로 공존과 공감의 대안적 가능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개념의 공감을 학제적으로 탐구하고, 혐오에 맞설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였다.
박인찬 인문학연구소 소장의 개회사와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이 참여해 공감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인지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연구를 통해 공감을 연구하는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Fritz Breithaupt)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미대륙을 대표하는 총 13명의 공감학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주요 연사로는 림 이루(Lim Yiru) 싱가폴대 교수, 댄 자하비(Dan Zahavi) 코펜하겐대 교수, 김학진 고려대 교수, 장대익 가천대 교수, 양선이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공감에 대한 인지과학적, 인문학적, 철학적,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공존을 위한 공감의 의미를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3. 《횡단인문학》 18호 발간
숙명인문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학술지 《횡단인문학》 18호가 지난 10월 31일에 발간되었다. 18호 특집은 2024년 6월 21일에 개최된 HK+ 사업단 <혐오 시대, 인문학의 대응>의 정기국내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를 중심으로 〈비인간 혐오와 그 너머: 한국에서 동물, 사물, 기계와 함께 살기>가 기획되었다. 이번 기획특집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지평 위에서 ‘혐오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진지하게 헤아려 볼 수 있는 논고들로 구성되었다.
먼저 이재준, ‘한국에서 비인간론의 연구 동향’은 포스트휴먼과 신유물론으로 대표되는 ‘비인간(nonhuman)론’의 사상적 맥락과 한국적 연구 맥락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할 것이다. 김성한, ‘개, 우리의 친구인가 아닌가? 그들의 고기는?’은 그 도발적 제목만큼이나 동물과 함께하기의 난제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최석현, ‘일론 머스크와 실리콘 밸리의 정치 신화’는 일론 머스크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 자본가들을 둘러싼 서사들의 정치적 함의를 분석하여 현재 과학기술 발전의 주요 동인을 오히려 그 사회문화적 문맥 속에 재위치시키고 있다. 신유나・하세가와 사오리・최규진, ‘코로나19 유행 시기 요양시설 코호트 격리 되짚어보기: 사례연구 방법으로 분석한 한국 코호트 격리의 문제점’은 팬데믹 시기의 코호트 격리를 사례분석함으로써 근본적으로 기후변화 과정에서 야기되는 인간 사회의 구체적 한순간을 초점화한다. 그 외에 한국영화, 번역, 한일소설 어휘비교, 한국사회 연구 등 총 8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현재 《횡단인문학》 19호 원고 모집을 마치고, 심사 및 편집 중이며 2월 28일 발간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