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 그 혐오와 폭력

연사: 박지선 교수(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본 강의에서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회적 편견에 근거해 전형적 혹은 일반적인 반응, 심지어는 피해자로서의 이상적인 행태를 기대 혹은 요구하는 ‘피해자다움’이라는 신화(myths)에 대해 고찰한다. 


나아가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의 왜곡과 편향, 그 혐오와 폭력에 대해 살펴본다. 형사사법 기관에서 ‘전형적인 성폭력 피해자상’이라는 통념에 근거해 ‘진짜 성폭력 피해자’의 태도나 행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편향적 평가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다. 


그리고 ‘피해자다움’에 대한 편견으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부적절한 질문과 불공정한 처우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이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건 처리 절차에서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혐오를 되짚어본다. 


더불어,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의 개인차 요인으로 성역할 분화 등 차별적 성별의식을 반영하는 양가적(적대적, 온정적) 성차별주의와 함께, 강간 통념 수용도와 권위주의의 영향을 살펴보고, 이러한 태도 및 성격이 성폭력 피해자 비난 및 피해자 책임 판단, 가해자 처벌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실증 연구들을 고찰한다. 


또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비난 및 책임 판단에 있어 판단자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도 알아본다. 끝으로, 피해자를 바라보는 폭력적인 시선과 혐오가 전제되어 있는 사회심리학적 개념에 대한 고찰을 통해, 혐오의 시대에서 “안다”는 것, “안다고 생각”하는 것의 위험성과 폭력, 그 대응방안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