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전경숙 HK연구교수
2021년 9월 3일
소수자의 역사는 차별과 배제의 역사인 동시에 사람다움을 지켜주는 인권의 역사이자 각기 다른 삶을 포용하는 다양성의 역사이다.
『보이지 않은 역사-한국 시각장애인들의 저항과 연대』는 사회적 약자 집단이 사회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저항과 연대의 역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근대성을 낯설게 볼 수 있음을 제안한다. 또한 소수자들은 차별받는 피해자만이 아니라, 스스로 ‘사람 취급’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워온 역사의 주체들임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시각장애인의 역사는 단순히 근대적 권리, 인권, 시민권 개념이 서구적 계몽사상의 전파로 인해 확산된 것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관습, 문화 속에서 소수자 집단의 권리의 형성이 가능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특정 장애의 역사를 통해 기존의 주류적 역사를 낯설게 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차별과 배제의 작동 기제와 한 사회의 정상성에 내포된 모순들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