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 정경수(법학부 교수)
이 발표는 인종 혐오 표현이 인간의 평등과 존엄을 침식하는 중대한 위해를 낳는다는 문제의식이 직면하는 문제점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우선은 인종 혐오 표현과 관련된 용어들, 즉 혐오, 증오, 표현, 발언 등 핵심 어휘에 대한 의미와 용어 선택에서 통일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어서 증오 선동과 혐오 표현의 경계 또한 불명확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러한 용어와 개념 간 경계의 불분명함이 인종 혐오 표현 규제의 국제적 및 국가적 편차의 요인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러한 용어와 개념의 불확정성을 전제로 이 글은 국가별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가 표현의 자유 보장과 인종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에서 서로 다른 규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음을 비교하고, 국제기관별로도 인종차별 철폐위원회,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유럽인권재판소가 각 기관의 목적 및 기능과 심사 구조에 따라 접근의 차이가 있고 적용하는 법리의 문턱이 같지 않고 정당화 방식이 달라져 국제적 규율이 분절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이 발표는 국제적 편차를 단순히 제거해야 할 오류로 보지 않고 변화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한 법의 분산을 인정하되 그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획일적 통일보다 상호참조를 통한 일관성을 지향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인종차별 철폐의 임무를 맡는 인종차별 철폐위원회는 인권 일반을 다루는 다른 조약기관이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정을 내리는 사법기관이 법 발전 과정에서 채택할 수 있는 규범 내용을 선차적으로 제시하는 향도 역할을 하고 비 사법기관과 사법기관의 역할 분담 속에서 표현의 자유 보호와 혐오 표현 규제의 경계선 설정의 변동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