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 강미영(HK교수)
이 논문은 존 스칼지의 『락 인』을 통해 기술이 장애를 해결하고 통합하는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생명 정치적 관리와 통치의 위험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작품 속에서 Threep, Agora와 같은 기술 인프라는 장애를 더 이상 결핍이 아닌 인지적·관계적 재배치로 재정의하며, 노동 참여와 시민권의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포스트휴먼적 조건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통합은 장애를 통계화하고 관리 가능한 대상으로 환원하며, 돌봄의 책임을 개인과 시장으로 전가하는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동반한다. 동시에 신체의 고통과 취약성은 비가시화되고, 감시와 프라이버시 침해, 계급 및 젠더 불평등과 같은 문제들이 새로운 형태로 지속된다. 따라서 이 논문은 기술 중심의 해결주의가 장애를 근본적으로 해방하기보다 그 위치를 재배치할 뿐임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호의존성과 돌봄에 기반한 관계적 윤리를 제시한다.
이러한 윤리는 인간과 비인간, 정상과 비정상의 위계를 전제하는 비인간 혐오와 장애 혐오를 넘어서, 모든 존재를 취약성과 의존성을 공유하는 관계적 주체로 이해하고, 타자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감과 책임의 실천을 통해 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구성하는 윤리적·정치적 기반으로 기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