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서(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의 제20회 콜로키움에서는 〈‘다문화’라는 거짓말: 한국의 이민 정책‧담론과 인종기획〉을 주제로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의 손인서 교수 특강이 진행되었다. 본 강연은 5월 27일(화) 오후 4시에 개최되었으며, 오프라인 현장 참석과 Zoom을 통한 실시간 온라인 중계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강연은 ‘다문화’ 담론의 개념과 실제 운영 사이의 괴리를 짚는 데서 출발하였다. 연사에 따르면, 다문화주의는 본래 국가가 이민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문화적 차이를 제도적으로 수용하는 정책적 지향을 뜻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의미가 실제로 실현된 적이 없었다. 연사는 한국의 이민정책은 혈연 중심의 배타적 구조를 바탕으로 하며, 내국인과의 혼인이나 재외 동포를 제외한 외국인에게는 장기 체류와 정주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러한 정책은 이주민을 사회 구성원이 아니라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인종화된 인력정책에 가깝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연사는 이주민 관련 갈등이 소수 개인의 적응 실패나 내국인의 일탈로 환원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문제의 본질은 이민 제도와 사회 구조 자체에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주민이 건설 현장, 중소기업, 농어촌, 돌봄 노동 등 사회 전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연사는 이주민을 경제적 수단이 아닌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한국 사회를 ‘다문화’라는 수사로 포장하기보다, ‘인종화되고 계층화된 다민족 사회’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졌으며, 질문자에게는 연사의 저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이주민, 차별, 인종주의』가 증정되었다.